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프로젝트 한여름은 당시에 한참 일기를 쓰고 있었고, 함께 작업하던 사람들과의 공유를 위해 중간 과정을 많이 기록해뒀었다. 슬랙이 유료화되면서 대화하던 채널이 닫히게 되었고, 해당 채널에 있던 기록들을 다시 정리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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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랜만에 만난 지인분이 5~6개월짜리 미니 프로젝트를 해보자는 제안을 받고서 고민을 했다. 당시에 꽤 커다란 일을 겪고 모든 것을 포기해버리려 했던 상황이었는데, 그 이야길 듣고 내 안을 들여보다 보니 어쨌든 난 계속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던 거 같다.

당시에 팀원분들에게 공유했던 짤막한 게임 플레이 컨셉

수치에 특화된 밸런스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, 그리고 그래픽을 담당할 나 이렇게 3명이서 5~6개월 만에 만들만한 프로젝트는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당시에 재밌게 플레이했던 슬레이 더 스파이어를 떠올렸다. 로그라이크 덱빌딩 장르 자체가 현재의 인원에게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

어떤 느낌으로 만들어야 할지 감을 잡아보기 위해 대강 UI를 디자인해 보고 유니티 타임라인으로 간단히 만들어봤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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캐릭터는 무조건 여고생이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대강 디자인을 해봤다. 교복이라는 소재를 생각하면 일본 교복을 떠올리지만, 난 한국에도 예쁜 교복이 많다고 생각한다. 일본처럼 정형화되어있지 않긴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유니크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. 회사에서 작업을 하게 되면 ‘유니크함 = 검증이 안됨’의 동의어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설득하는데 꽤 큰 시간이 소모된다. 그렇기에 소규모 작업도 장점도 있다. 반대로 말하자면 소규모이기 때문에 회사에서 하지 않는 시도를 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다.

등신대가 크면 아무래도 애니메이션이 어렵기 때문에 등신을 줄여보기로 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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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바일로 만들자는 계획에 따라 간단하게 레이아웃을 잡아봄. 당시에 주인공 이름은 한가을이었다. 가을에 출시하자는 염원이 담겼던 거 같은데, 그러고 보니 그래서 가을에 입는 가디건을 입혔었던 거 같다. 아니  어쩌다가 한여름으로 변경된 거지?

프로토타입에 쓰일 몬스터들을 디자인했다. 당시에 퇴원한지 얼마 안 된 시기였기 때문에 스킬의 특성에 맞춰 상처를 주는 것들에 대한 것을 모티브로 삼았다.

온통 더미 이미지지만 뭔가 돌아가기 시작할 때는 참 기쁜 마음이 든다. 하지만 기쁨도 잠시. 프로젝트를 제안했던 분이 개인 사정으로 프로젝트를 더 이상 못한다는 이야길 하셨다. 이런 사이드 프로젝트의 단점은 결국 생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는 것에 있다. 회사의 사정에 따라서 언제든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을 알기에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. 일단 프로그래머 분은 계속해서 만들려는 의지가 있으셨기 때문에 둘이서 계속 진행해 보려고 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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